처음 이 편지들을 쓰기로 마음 먹었을 때, 한두 명 정도가 꾸준히 읽어 준다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사실 짬을 내어 뭔가를 읽는 행위 자체가 피곤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. 이렇게 얼렁뚱땅인 글줄을 받아봐 주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에게 무척 고마웠고요. 답장하기 링크를 넣으면서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, 어떤 친구들이 꾸준히 코멘트를 남겨 주고 있었습니다. 익명의 답장에서 때로는 친구의 목소리가 또렷히 들리기도 하고, 또 어떤 답장을 읽을 땐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.
글이 세상으로 나와 아주 미미한 그림자라도 드리우기 위해선, 누군가가 읽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. 친구들의 답장은 저의 보잘 것 없는 편지를 덧칠해 선명하고 다채롭게 만듭니다. 진심으로 고맙습니다. (노파심에 덧붙이지만 혹시 답장을 해야 하나 부담을 느낀 친구들은 결코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! 클릭해 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. 가끔 이 편지가 스팸 메일로 분류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.)
그러니까 오늘의 편지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, 답장의 답장인 셈입니다. 이번 편지가 벌써 스무 번째가 되었거든요. 그래서 여태까지의 편지들을 제 스스로 다시 읽어 보고, 정돈한 후에 다시 찾아 뵐 예정입니다.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냥 1~2주 쉬겠다는 뜻입니다.
마지막으로 친구에게 받은 답장을 아래에 덧붙입니다. 지난 편지(토끼풀과 네잎클로버)를 보고 아주 멋지고 귀여운 인스타툰을 남겨 주었어요. 이 재능 많은 친구의 또 다른 작업물들은 @blus2a 에서 살펴 보실 수 있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