걷다 보니 길가에 토끼풀 무더기가 한가득이었는데, 허리를 굽히고 한참 들여다 봐도 네잎 클로버는 없더라고요. 자연 발생한 네잎 클로버를 발견할 확률은 1/10,000이라고 하니 사실 잠깐 뒤적거린다고 찾아지는 녀석이었다면 행운의 상징이 되었을리도 없겠습니다.
요즘에는 네잎 클로버를 하우스에서 길러 저렴한 가격에 파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. 예쁘게 코팅된 것을 1~3천 원이면 살 수 있더라고요. 생일 때 친구에게 갖고 싶다고 했더니 (걔 귀에 대고 혼잣말 한 수준)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보내주었는데, 아주 귀여워서 회사 컴퓨터에 붙여 놓고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쳐다보곤 합니다. 어떤 드문 행운들도 이렇게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?
세 잎 클로버, 토끼풀의 꽃말은 행복과 약속이래요. 옹기종기 피어난 초록들이야말로 우리에게 이미 준비되어 있는 행복인 거죠.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이 꽤 즐거울 것 같습니다. 비록 특별한 행운을 찾지 못하더라도, 자잘하고 소소한 행복들이 모여 와글와글 우리를 이끌어 갈 테니까요.
그럼 다음 편지에서 만나요, 안녕!